주의: 이 포스팅은 소설위주로 쓰여 있고 그 외에 영화의 줄거리 등이 적혀 있습니다. 소설을 적어도 한번 정도 읽어봤고 영화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을 기준하에 작성했기 때문에, 영화나 소설의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다면 안 읽는 것을 권장합니다.
2007년에 동명의 영화가 개봉했었죠. 전 영화를 안봤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이리 저리 찾아봤습니다. 아무래도 포스팅을 위해서는 영화를 봐 두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죠. 책은 예전에 샀었죠. 그 포스팅도 했었습니다.
물론 그때야 그 책이 그 정도로 유명해질 줄은 몰랐었죠. 나중에야, 책을 다 읽고 이것이 그렇게 유명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영화에 대해 좀 찾아 봤습니다. 그러자 나오는 것이..
'원작에서 좀 많이 멀어졌다능'
..아하. 다행이군.
1. '나는 전설이다' 란?
1954년. 미국에서 리처드 매드슨이란 작가가 쓴 한 소설이 출간됩니다. 그 이름은 I Am Legend.
이 소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 공포 장르에 속해 있던 뱀파이어와, 좀비라는 두 요소의 개념을 바꿔 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세 번 영화화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건 2007년에 나온 윌 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 입니다.
그 중 첫 번째 영화였던 "The Last Man on Earth" ('지구 최후의 남자' 라고 해야 하나요?) 는 G.A.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죠.
국내에넌 황금가지에서 내놓은 번역본이 있습니다. 2006년도에 나왔고, 두께가 꽤 있습니다만 두께에 비해 책이 가볍습니다. 책에는 나는 전설이다 외에 몇 가지 단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소설 본편은 그리 길지 않은 셈이죠. (책 두께의 한 반 정도?)
그전까지 초자연적인 존재로 묘사되던 뱀파이어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이것이 전염되는 질병임을 묘사하고, 각종 전승과 미신을 비꼬며, '질병에 의한 지구종말' 이라는 개념을 널리 퍼트렸죠.
사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뱀파이어보다는 좀비쪽이 더 영향을 많이 받았었죠. 이것이 나오고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이 나오면서 현대 좀비의 전형이 굳어졌으니.
정상과 주류라는 개념은 결국 상대적이며, 언제나 변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껏 나왔던 흡혈귀 물의 설정과 정반대되는 설정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고립된 자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의 구도로 그려냈죠.
2. 플롯
어느 날, 핵전쟁으로 갑툭튀한 질병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전부 흡혈귀로 변하고, 주인공인 백인 남자 로버트 네빌만 살아남습니다. 네빌의 일과는, 밤에는 흡혈귀들의 공성전에 맞서 집을 지켜야 하고, 낮에는 집을 수리하고 돌아다니면서 식량이라던가 각종 물건을 찾고, 흡혈귀를 죽이고 시체를 태우는 것이죠. 희한하게 흡혈귀는 낮에 움직이지 못하며, 마늘을 싫어하고 십자가를 두려워 하는 등 전형적인 흡혈귀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네빌도 말뚝을 박아(..) 죽이죠.
밤마다 흡혈귀가 쳐들어 올 때, 유일하게 주인공이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를 내는 흡혈귀가 있습니다. 언제나 '나와라!' 라고 외치는 벤 코트만.
과거, 질병이 퍼지기 전에 있었던 아내에 대한 기억과 그때의 삶에 대한 기억이 그를 스쳐 지나갑니다. 그의 최고의 적은 외로움과 공포 그리고 여자에 대한 욕구도 문제가 되죠. (..시대는 1976년이고 그때 나이는 36입니다. 그러니 그럴 법도 하죠)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음악과 기억, 그리고 술.
결국 어느 날, 이 병의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그래서 과학관에서 각종 과학책을 갖고 와서 이리 저리 뒤져 보다가 나중에는 현미경을 가져와 흡혈귀의 피를 보게 됩니다. 그 피 속에 있던 건..
병원균이었습니다. 소설의 묘사에 따르면 '원통형 박테리아이며 일종의 작은 원형질 막대처럼 생겼다. 세포막으로 둘러싸인 실 같은 몸을 이용해 혈류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입니다. 그 외에 십자가라던가, 마늘, 말뚝이라던가 하는 것에 대한 상당히 과학적인 설명도 있죠. (무려 유태인 흡혈귀에게는 십자가보다 토라가 더 효과적이라던가, 진공과 공기를 이용한 실험 등도 나오죠) 그리고 정신병적인 원인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태양 아래서 움직이는 한 여자를 만나 그녀를 구하게 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루스. 하지만 처음에는 살아있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죠. 나중에 그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지만 그는 그녀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에게 피 검사를 권유(라 쓰고 강요라 읽는) 하게 되고, 결국 루스가 동의해서 피 검사의 결과를 보자 마자 - 루스가 네빌을 때려 기절시킵니다.
나중에 깨어나자 거기엔 루스가 남긴 메모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대략, 자기는 그를 감시하기 위해 왔으며, 자기도 감염되었고, 자기와 동족이 곧 쳐들어갈 거니까 어서 도망가라- 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결국 네빌은 그녀를 믿게 되지만 떠나지는 않죠. 결국 루스의 동족들이 밤에 쳐들어 와서 밖에 있던 흡혈귀들을 썰어버리고 그를 납치해 갑니다. 네빌은 저항했지만, 그 때문에 빈사상태로 끌려가죠.
그리고. 끌려간 곳의 감방에서 루스를 만납니다. 루스는 그들, 그러니까 '신인류' 의 고위 직책이었죠. 지금까지 그의 집을 습격하던 자들은 뱀피리스(흡혈귀 병원균에 네빌이 붙인 이름) 에 의해 생겨난 움직이는 시체들입니다. 신인류는 이성이 남아 있고, 루스처럼 철저한 대비를 하면 햇빛도 이겨낼 수 있는 존재였죠. 신인류의 관점에서 볼 때 '구인류' 의 마지막 생존자인 로버트 네빌은 그들에게는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죠. 네빌은 전혀 몰랐지만요. 결국 네빌의 관점에서는 그냥 다 흡혈귀였지만, 신인류의 입장에서는 갑툭튀해서 그들이 잘 때 쓸어버리고 사라지는 살인마였던 거죠.
신인류 군중들은 잔인한 사형을 원하지만, 결국 루스의 호의에 의해 약을 먹고 죽게 되죠.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뇌까리죠.
'나는 전설이야'
3. 영화
지금까지 3편이 나왔습니다.
1) The Last Man on Earth
- 1964년에 나왔습니다. 무려 이탈리아 영화죠. 특징적인 면이라면 원작자가 직접 참여했다는 것이죠. 따라서 원작과 꽤 비슷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작가 본인은 결과물을 별로 안좋아해서 영화 크레딧에 자기 가명을 넣었다더군요.
주연을 맡았던 빈센트 프라이스는 호러영화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악역 전문 배우였습니다. 그래서 이거 때문에 감정이입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더군요.
플롯은 소설과 많이 유사합니다. 다만 맨 끝에, 주인공인 로버트 모건이 투창을 맞아 죽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질병의 원인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음산하고 암울한 분위기로 가득찬 영화입니다.
바로 이 영화가 후대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2) The Omega Man
- 1971년 작입니다. 주연은 당대의 액션 스타 찰턴 헤스턴.
전작의 공포 분위기를 타파해 액션영화로 나왔죠. 이 영화에선 흡혈귀가 아니라, 1975년 3월 중-소 전쟁때 사용된 세균병기로 인해 대부분의 인류가 죽고,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변종인류로 변합니다. 마치 28일 후의 분노바이러스 감염자와 비슷하게 나오죠.
주인공은 무려 미군에 소속된 세균학자입니다.(이름은 원작하고 같죠) 한번 병에 걸릴 뻔 하다가 백신을 주사해 살아나죠. 남은 변종인류들은 'The Family' 라는 단체에 소속되어 세상을 부수고 다닙니다.
주인공이 그러면서 The Family와 싸우다가 결국 그 단체의 보스에게 투창을 맞고(...) 죽게 됩니다. 그리고 보스와 The Family의 멤버들은 불타는 집에서 타죽죠 .죽기 전, 네빌은 그를 살려 주었던 여자와 그 와중에 알게 된 남자에게 치료제를 건네줍니다.
네빌이 죽은 후 남은 생존자들을 이끌고, 치료제를 건네받은 남자와 여자는 떠납니다.
전작하고는 꽤 많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원작의 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이라던가, 현대 문명에 대한 우려 등이 깔려 있습니다.
3) I Am Legend
- 이게 제일 익숙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려 암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변종 바이러스의 희생자...(Darkseeker라고 되어 있군요) 가 등장하고, 주인공인 로버트 네빌은 이번에도 미군 소속 세균학자로 나오죠. (희한한게, 오메가 맨에서의 계급은 대령인데 여기선 중령이군요)
여기서의 네빌은 샘이라는 개와 함께 다니며 치료법을 찾으러 분투하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그러면서 쥐를 사용해 실험을 하다가 어느 날, 감염된 여자를 포획합니다. 그 때 그 장면을 본 Alpha Male이 그를 노려보게 되죠. 그녀를 치료하려 한 시도는 실패하고, 어느 날 함정에 걸려 결국 샘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네빌이 샘을 죽입니다.
그날 밤. 분노에 찬 샘이 마구 Darkseeker를 공격하다가 죽을 뻔 하는데, 생존자 두 명이 그를 구해 줍니다. 그리고 네빌의 집에 있던 중 Alpha Male 이 이끄는 공격대가 네빌의 집을 급습합니다. 그래서 집 안에 숨게 되는데, 이 와중에 그때 포획했던 여자를 보니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죠. 그 여자의 피를 조금 뽑아 내어 생존자들에게 건네주고 탈출시킨 다음 자폭(..) 합니다.
그리고 생존자들에게 네빌은 전설로 불리게 된다... 가 플롯이군요.
두 번째 영화의 리메이크라 불릴 정도로 오메가 맨 과 닮아 있다고 합니다. 추가된 엔딩의 경우는 원작과 많이 비슷하다더군요. 거기서는 Alpha Male 이 어느 정도의 지성을 지닌 걸로 나옵니다. 그리고 포획되었던 여자를 돌려받고(!) 돌아가죠. 그러면서 네빌이 지금껏 실험으로 자기 동족을 죽인 걸 알게 되죠. 그러면서 네빌이 그들 전설의 '괴물' 인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네빌과 생존자 2명이 탈출해 나갑니다.
아무튼 간에.. 원작 팬들에겐 역시 별로 좋지 않은 것이 되었죠. 원작에서 전설이란 의미는 바로 신인류, 즉 흡혈귀들에게 전설이 될거란 말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생존자들에게 전설로 불릴거라.. 는 이야기였죠. 고로 의미가 좀 많이 꼬여 있는 셈입니다.
4. 영향
1) 뱀파이어에 준 영향
그전까지 뱀파이어 하면 상당히 초자연적인 존재로 묘사되었죠. 브람 스토커 이후 흡혈귀는 단순히 애들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라거나, 지역의 전승을 벗어나 고딕소설(공포와 로맨스가 있는 소설로서 주 소재가 집안에 유전되는 저주, 초자연적인 존재, 광기, 늑대인간, 성, 귀신들린 집 등) 에 어울리는 존재가 되었죠. 또한 나름대로 로맨틱한 면도 있었고, 귀족적인 이미지에, 섹슈얼리티 코드까지 있었죠.
그렇죠. 죽지 않는한 영원히 사는 뱀파이어와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 여자의 사랑이라던가 하는 거 있죠. 로맨틱하게 하자면 얼마든지 로맨틱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대놓고 이런걸 무시하며(실제로 이런 대사가 있죠. 소설 드라큘라를 읽으면서 '헛소리 집어치우쇼, 반 헬싱 박사.' 라고 합니다) 흡혈귀를 과학적으로 규명합니다. 과학관에서 현미경을 구해, 흡혈귀의 피를 관찰하면서 거기에서 박테리아를 발견하죠. 그리고 마늘의 효능을 규명하기 위해 마늘 엑기스를 추출해 흡혈귀 여인에게 주사하는 등의 실험을 합니다. 고로 과학적으로 뱀파이어란 무엇이다 라는 규명을 해 낸 겁니다.
그리고 70년대 이후 에이즈가 알려지면서, 이런 '병원균에 의한 존재' 라는 개념이 잡힙니다. 뱀파이어쪽에서도 이런 개념이 정립이 되었습니다만, 좀비쪽에 끼친 영향이 더 크죠.
어찌보면 라노베 트리니티 블러드가 이쪽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2) 좀비에 준 영향
기존의 좀비물은 바로 부두교의 좀비였죠. 주술, 혹은 약물에 의한 좀비였죠. 하지만 이 소설이 나오고, 첫 번째 영화가 나오면서 판도가 완전히 뒤집혀 버립니다.
좀비를 만드는 건 주술이나 저주, 약물이 아니라 전염성 질병이며, 병원균이 인간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 되었지요. 그리고 좀비는 인간을 공격해 살을 뜯어먹으며, 무리지어 습격하는 등의 특징이 잡히게 됩니다.
위에서도 나왔다시피 70년대 이후 에이즈의 영향 덕에 바이러스에 의한 좀비라는 개념이 생겼죠. 이건 이제 거의 흔하다 싶을 정도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28일후라던가, 바이오하자드를 보면 그런 설정이죠. 오히려 다른 원인에 의한 좀비가 드물어졌다랄까요.
이제 오리지널 좀비라고 하면 부두교의 좀비를 떠올리는 경우는 드물어졌지요. 그만큼 영향이 컸습니다.
자. 이제 조지 로메로 감독 쪽으로 가면 되겠군요.
참고문헌
리차드 매드슨, 조영학 옮김(2006). 나는 전설이다. 황금가지
영문위키 "I Am Legend" 페이지 / "The Last Man on Earth" 페이지 / "Omega Man" 페이지
엔하위키 "나는 전설이다" 페이지
2007년에 동명의 영화가 개봉했었죠. 전 영화를 안봤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이리 저리 찾아봤습니다. 아무래도 포스팅을 위해서는 영화를 봐 두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죠. 책은 예전에 샀었죠. 그 포스팅도 했었습니다.
물론 그때야 그 책이 그 정도로 유명해질 줄은 몰랐었죠. 나중에야, 책을 다 읽고 이것이 그렇게 유명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영화에 대해 좀 찾아 봤습니다. 그러자 나오는 것이..
'원작에서 좀 많이 멀어졌다능'
..아하. 다행이군.
1. '나는 전설이다' 란?
1954년. 미국에서 리처드 매드슨이란 작가가 쓴 한 소설이 출간됩니다. 그 이름은 I Am Legend.
이 소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 공포 장르에 속해 있던 뱀파이어와, 좀비라는 두 요소의 개념을 바꿔 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세 번 영화화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건 2007년에 나온 윌 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 입니다.
그 중 첫 번째 영화였던 "The Last Man on Earth" ('지구 최후의 남자' 라고 해야 하나요?) 는 G.A.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죠.
국내에넌 황금가지에서 내놓은 번역본이 있습니다. 2006년도에 나왔고, 두께가 꽤 있습니다만 두께에 비해 책이 가볍습니다. 책에는 나는 전설이다 외에 몇 가지 단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소설 본편은 그리 길지 않은 셈이죠. (책 두께의 한 반 정도?)
그전까지 초자연적인 존재로 묘사되던 뱀파이어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이것이 전염되는 질병임을 묘사하고, 각종 전승과 미신을 비꼬며, '질병에 의한 지구종말' 이라는 개념을 널리 퍼트렸죠.
사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뱀파이어보다는 좀비쪽이 더 영향을 많이 받았었죠. 이것이 나오고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이 나오면서 현대 좀비의 전형이 굳어졌으니.
정상과 주류라는 개념은 결국 상대적이며, 언제나 변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껏 나왔던 흡혈귀 물의 설정과 정반대되는 설정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고립된 자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의 구도로 그려냈죠.
2. 플롯
어느 날, 핵전쟁으로 갑툭튀한 질병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전부 흡혈귀로 변하고, 주인공인 백인 남자 로버트 네빌만 살아남습니다. 네빌의 일과는, 밤에는 흡혈귀들의 공성전에 맞서 집을 지켜야 하고, 낮에는 집을 수리하고 돌아다니면서 식량이라던가 각종 물건을 찾고, 흡혈귀를 죽이고 시체를 태우는 것이죠. 희한하게 흡혈귀는 낮에 움직이지 못하며, 마늘을 싫어하고 십자가를 두려워 하는 등 전형적인 흡혈귀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네빌도 말뚝을 박아(..) 죽이죠.
밤마다 흡혈귀가 쳐들어 올 때, 유일하게 주인공이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를 내는 흡혈귀가 있습니다. 언제나 '나와라!' 라고 외치는 벤 코트만.
과거, 질병이 퍼지기 전에 있었던 아내에 대한 기억과 그때의 삶에 대한 기억이 그를 스쳐 지나갑니다. 그의 최고의 적은 외로움과 공포 그리고 여자에 대한 욕구도 문제가 되죠. (..시대는 1976년이고 그때 나이는 36입니다. 그러니 그럴 법도 하죠)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음악과 기억, 그리고 술.
결국 어느 날, 이 병의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그래서 과학관에서 각종 과학책을 갖고 와서 이리 저리 뒤져 보다가 나중에는 현미경을 가져와 흡혈귀의 피를 보게 됩니다. 그 피 속에 있던 건..
병원균이었습니다. 소설의 묘사에 따르면 '원통형 박테리아이며 일종의 작은 원형질 막대처럼 생겼다. 세포막으로 둘러싸인 실 같은 몸을 이용해 혈류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입니다. 그 외에 십자가라던가, 마늘, 말뚝이라던가 하는 것에 대한 상당히 과학적인 설명도 있죠. (무려 유태인 흡혈귀에게는 십자가보다 토라가 더 효과적이라던가, 진공과 공기를 이용한 실험 등도 나오죠) 그리고 정신병적인 원인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태양 아래서 움직이는 한 여자를 만나 그녀를 구하게 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루스. 하지만 처음에는 살아있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죠. 나중에 그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지만 그는 그녀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에게 피 검사를 권유(라 쓰고 강요라 읽는) 하게 되고, 결국 루스가 동의해서 피 검사의 결과를 보자 마자 - 루스가 네빌을 때려 기절시킵니다.
나중에 깨어나자 거기엔 루스가 남긴 메모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대략, 자기는 그를 감시하기 위해 왔으며, 자기도 감염되었고, 자기와 동족이 곧 쳐들어갈 거니까 어서 도망가라- 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결국 네빌은 그녀를 믿게 되지만 떠나지는 않죠. 결국 루스의 동족들이 밤에 쳐들어 와서 밖에 있던 흡혈귀들을 썰어버리고 그를 납치해 갑니다. 네빌은 저항했지만, 그 때문에 빈사상태로 끌려가죠.
그리고. 끌려간 곳의 감방에서 루스를 만납니다. 루스는 그들, 그러니까 '신인류' 의 고위 직책이었죠. 지금까지 그의 집을 습격하던 자들은 뱀피리스(흡혈귀 병원균에 네빌이 붙인 이름) 에 의해 생겨난 움직이는 시체들입니다. 신인류는 이성이 남아 있고, 루스처럼 철저한 대비를 하면 햇빛도 이겨낼 수 있는 존재였죠. 신인류의 관점에서 볼 때 '구인류' 의 마지막 생존자인 로버트 네빌은 그들에게는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죠. 네빌은 전혀 몰랐지만요. 결국 네빌의 관점에서는 그냥 다 흡혈귀였지만, 신인류의 입장에서는 갑툭튀해서 그들이 잘 때 쓸어버리고 사라지는 살인마였던 거죠.
신인류 군중들은 잔인한 사형을 원하지만, 결국 루스의 호의에 의해 약을 먹고 죽게 되죠.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뇌까리죠.
'나는 전설이야'
3. 영화
지금까지 3편이 나왔습니다.
1) The Last Man on Earth
- 1964년에 나왔습니다. 무려 이탈리아 영화죠. 특징적인 면이라면 원작자가 직접 참여했다는 것이죠. 따라서 원작과 꽤 비슷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작가 본인은 결과물을 별로 안좋아해서 영화 크레딧에 자기 가명을 넣었다더군요.
주연을 맡았던 빈센트 프라이스는 호러영화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악역 전문 배우였습니다. 그래서 이거 때문에 감정이입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더군요.
플롯은 소설과 많이 유사합니다. 다만 맨 끝에, 주인공인 로버트 모건이 투창을 맞아 죽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질병의 원인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음산하고 암울한 분위기로 가득찬 영화입니다.
바로 이 영화가 후대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2) The Omega Man
- 1971년 작입니다. 주연은 당대의 액션 스타 찰턴 헤스턴.
전작의 공포 분위기를 타파해 액션영화로 나왔죠. 이 영화에선 흡혈귀가 아니라, 1975년 3월 중-소 전쟁때 사용된 세균병기로 인해 대부분의 인류가 죽고,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변종인류로 변합니다. 마치 28일 후의 분노바이러스 감염자와 비슷하게 나오죠.
주인공은 무려 미군에 소속된 세균학자입니다.(이름은 원작하고 같죠) 한번 병에 걸릴 뻔 하다가 백신을 주사해 살아나죠. 남은 변종인류들은 'The Family' 라는 단체에 소속되어 세상을 부수고 다닙니다.
주인공이 그러면서 The Family와 싸우다가 결국 그 단체의 보스에게 투창을 맞고(...) 죽게 됩니다. 그리고 보스와 The Family의 멤버들은 불타는 집에서 타죽죠 .죽기 전, 네빌은 그를 살려 주었던 여자와 그 와중에 알게 된 남자에게 치료제를 건네줍니다.
네빌이 죽은 후 남은 생존자들을 이끌고, 치료제를 건네받은 남자와 여자는 떠납니다.
전작하고는 꽤 많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원작의 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이라던가, 현대 문명에 대한 우려 등이 깔려 있습니다.
3) I Am Legend
- 이게 제일 익숙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려 암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변종 바이러스의 희생자...(Darkseeker라고 되어 있군요) 가 등장하고, 주인공인 로버트 네빌은 이번에도 미군 소속 세균학자로 나오죠. (희한한게, 오메가 맨에서의 계급은 대령인데 여기선 중령이군요)
여기서의 네빌은 샘이라는 개와 함께 다니며 치료법을 찾으러 분투하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그러면서 쥐를 사용해 실험을 하다가 어느 날, 감염된 여자를 포획합니다. 그 때 그 장면을 본 Alpha Male이 그를 노려보게 되죠. 그녀를 치료하려 한 시도는 실패하고, 어느 날 함정에 걸려 결국 샘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네빌이 샘을 죽입니다.
그날 밤. 분노에 찬 샘이 마구 Darkseeker를 공격하다가 죽을 뻔 하는데, 생존자 두 명이 그를 구해 줍니다. 그리고 네빌의 집에 있던 중 Alpha Male 이 이끄는 공격대가 네빌의 집을 급습합니다. 그래서 집 안에 숨게 되는데, 이 와중에 그때 포획했던 여자를 보니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죠. 그 여자의 피를 조금 뽑아 내어 생존자들에게 건네주고 탈출시킨 다음 자폭(..) 합니다.
그리고 생존자들에게 네빌은 전설로 불리게 된다... 가 플롯이군요.
두 번째 영화의 리메이크라 불릴 정도로 오메가 맨 과 닮아 있다고 합니다. 추가된 엔딩의 경우는 원작과 많이 비슷하다더군요. 거기서는 Alpha Male 이 어느 정도의 지성을 지닌 걸로 나옵니다. 그리고 포획되었던 여자를 돌려받고(!) 돌아가죠. 그러면서 네빌이 지금껏 실험으로 자기 동족을 죽인 걸 알게 되죠. 그러면서 네빌이 그들 전설의 '괴물' 인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네빌과 생존자 2명이 탈출해 나갑니다.
아무튼 간에.. 원작 팬들에겐 역시 별로 좋지 않은 것이 되었죠. 원작에서 전설이란 의미는 바로 신인류, 즉 흡혈귀들에게 전설이 될거란 말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생존자들에게 전설로 불릴거라.. 는 이야기였죠. 고로 의미가 좀 많이 꼬여 있는 셈입니다.
4. 영향
1) 뱀파이어에 준 영향
그전까지 뱀파이어 하면 상당히 초자연적인 존재로 묘사되었죠. 브람 스토커 이후 흡혈귀는 단순히 애들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라거나, 지역의 전승을 벗어나 고딕소설(공포와 로맨스가 있는 소설로서 주 소재가 집안에 유전되는 저주, 초자연적인 존재, 광기, 늑대인간, 성, 귀신들린 집 등) 에 어울리는 존재가 되었죠. 또한 나름대로 로맨틱한 면도 있었고, 귀족적인 이미지에, 섹슈얼리티 코드까지 있었죠.
그렇죠. 죽지 않는한 영원히 사는 뱀파이어와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 여자의 사랑이라던가 하는 거 있죠. 로맨틱하게 하자면 얼마든지 로맨틱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대놓고 이런걸 무시하며(실제로 이런 대사가 있죠. 소설 드라큘라를 읽으면서 '헛소리 집어치우쇼, 반 헬싱 박사.' 라고 합니다) 흡혈귀를 과학적으로 규명합니다. 과학관에서 현미경을 구해, 흡혈귀의 피를 관찰하면서 거기에서 박테리아를 발견하죠. 그리고 마늘의 효능을 규명하기 위해 마늘 엑기스를 추출해 흡혈귀 여인에게 주사하는 등의 실험을 합니다. 고로 과학적으로 뱀파이어란 무엇이다 라는 규명을 해 낸 겁니다.
그리고 70년대 이후 에이즈가 알려지면서, 이런 '병원균에 의한 존재' 라는 개념이 잡힙니다. 뱀파이어쪽에서도 이런 개념이 정립이 되었습니다만, 좀비쪽에 끼친 영향이 더 크죠.
어찌보면 라노베 트리니티 블러드가 이쪽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2) 좀비에 준 영향
기존의 좀비물은 바로 부두교의 좀비였죠. 주술, 혹은 약물에 의한 좀비였죠. 하지만 이 소설이 나오고, 첫 번째 영화가 나오면서 판도가 완전히 뒤집혀 버립니다.
좀비를 만드는 건 주술이나 저주, 약물이 아니라 전염성 질병이며, 병원균이 인간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 되었지요. 그리고 좀비는 인간을 공격해 살을 뜯어먹으며, 무리지어 습격하는 등의 특징이 잡히게 됩니다.
위에서도 나왔다시피 70년대 이후 에이즈의 영향 덕에 바이러스에 의한 좀비라는 개념이 생겼죠. 이건 이제 거의 흔하다 싶을 정도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28일후라던가, 바이오하자드를 보면 그런 설정이죠. 오히려 다른 원인에 의한 좀비가 드물어졌다랄까요.
이제 오리지널 좀비라고 하면 부두교의 좀비를 떠올리는 경우는 드물어졌지요. 그만큼 영향이 컸습니다.
자. 이제 조지 로메로 감독 쪽으로 가면 되겠군요.
참고문헌
리차드 매드슨, 조영학 옮김(2006). 나는 전설이다. 황금가지
영문위키 "I Am Legend" 페이지 / "The Last Man on Earth" 페이지 / "Omega Man" 페이지
엔하위키 "나는 전설이다" 페이지












덧글
Ardens 2009/11/04 07:22 # 답글
최근에 나온 '좀비'와 관련된 영화에서는 '부두교에 의한 - '이란 설정은 많이 사라진지 오래죠.대부분이 '원인을 알 수없는 병원균에 의한 감염(일단 감염자에게 물리면 바로 전염 크리)
'레지던트 이블(바이오 하자드의 영화화)' 같은 경우는 '생 화학 무기'의 개발을 맡고 있던 거대 방산업체의 실수(라고 쓰고 음모라고 읽는다)에서 비롯된 바이러스 살포로 좀비 군단이 형성되었다는 시나리오라던지 말이죠.
몇몇 좀비 영화들을 보면서 느낀겁니다만 '새벽의 저주' 영화 이후에야 '뛰는 좀비'들의 설정이 자리잡아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전의 영화들에서는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것이 대세였지만 그 이후로 '28주 후', '나는 전설이다'에서
마라톤 선수처럼 달리는 모습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시체가 그렇게 활동적인건 처음 봤다고 해야 할까)
70년대의 에이즈 사건도 그렇지만, 과학 맹신주의라는 것도 '좀비 영화'의 설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군요.
Allenait 2009/11/04 09:17 #
1. 바이오 하자드도 원본 설정이 거대 제약회사의 농간이죠.2. 저 영화 오메가 맨을 구해 볼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어째 오메가 맨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올 것도 같습니다.
3. 하기야 현재의 디스토피아는 과학 맹신주의의 정 반대에 서 있죠. 나중에는 어째 환경오염이라던가 하는 이유로 생긴 좀비가 나올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