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라던가 카더라 통신은 없을 리가 없겠고, 오히려 많아서 문제일 수도 있겠죠. 언제나, 특히 전쟁 전이면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동시에 그만큼 사회가 흉흉하고 긴박하다는 것의 반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전설의 특징을 보자면 그 당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 가지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전부 전쟁 후를 배경으로 하죠.
덤: 이 세 가지 이야기는 전부 제가 예전에 들었거나 본 것들입니다. 즉 출처는.. 글쎄요. 인터넷에서 본 것도 있고 누구에게 들은 것도 있고.. 모르겠습니다.
1. 이야기
1) 편지
2차대전이 막 끝난 독일 베를린이었습니다. 사회는 흉흉하고, 먹을 건 없고 다들 쪼들리는 상황이었지만 독일은 가해 당사자였기 때문에 어디에도 호소할 길이 없었죠.
어느 날, 한 여성이 길을 가다가 한 늙은 맹인이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길을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맹인에게 다가가 도와줄 것이 없냐고 물어 봤습니다. 그러자..
"미안하지만.. 이 편지를 좀 이 주소로 보내 주실 수 있나요?"
편지봉투에 써 있는 주소는 그녀가 대충 알고 있는 주소였습니다.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고 편지봉투를 받아 들고 그 주소를 향해 갔습니다. 한 몇 걸음 걸어가다가 그녀는 뒤를 돌아 봤습니다. 그러자..
그 맹인이 사람들 사이로 매우 급하게 도망가는 걸 봤습니다. 조금 전 그녀에게 편지를 줄 때 까지만 해도 매우 힘겹게 걷던 사람이 말이죠.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편지를 경찰에 넘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그 주소로 갔고, 거기서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큰 헛간에 여러 구의 사람 시체가 갈고리에 걸려 있었고, 헛간 한켠에는 고기를 가공하는 설비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편지를 열어 보자, 거기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습니다.
"이게 내가 오늘 보내는 마지막이다"
2) 우표
한참 전쟁이 치열할 때 어떤 군인이 매주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그 덕에 어머니는 그 군인이 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편지가 1주일 동안 한통도 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죠. 몇 주 후에, 군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아들이 적군에 포로로 잡혀서 포로 수용소에 있는데, 미군 포로 대우는 좋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몇 주 후, 아들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걱정 마세요. 전 잘 있어요. 여기 대우도 좋고, 전쟁이 끝나자 마자 전 집으로 갈 거에요. 아 그리고, 편지봉투에 붙어 있는 우표를 꼭 테디한테 주세요. 그녀석 수집하는 데에 줄 거라서요."
그녀는 아들이 무사하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테디' 가 누구인지 그녀는 알지 못했습니다. 결국 증기를 써서 편지봉투에서 우표를 떼어 냈습니다. 그러자, 우표 뒤에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놈들이 내 다리를 잘랐어요!!"
3) 귀향
한 군인이 베트남전에서 싸우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친구를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했죠. 아들의 부모는 기뻐하면서 그래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갑자기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 친구는 지뢰를 밟아서 팔 하나와 다리 하나를 잃어서 갈 데가 없는데, 같이 살 수 없냐는 것이었죠. 부모는 당연히 '노우' 였고, 아들은 부모를 설득시키려 했습니다만 아버지는 절대로 안된다고 했죠. 그러자 마자 전화가 끊겼고, 그 이상 아들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샌프란시스코 경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들의 시체가 빌딩 밑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투신 자살로 추정했습니다.
슬픔에 젖은 부모는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아들의 시체를 봤습니다.
아들은 팔과 다리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2. 비슷한 이야기들
1) '편지' 에서 맹인이 지팡이를 짚고 있지 않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2) '우표' 에서는 전쟁이 뭔지 나와있지 않습니다. 나와 있는 이야기라면 2차대전, 베트남 전부터 이라크 전 등등 다양합니다.
3) '우표' 에서 잘리는 신체 부위는 다양합니다. 물론 머리는 아니겠죠
3. 기원
1) '편지' 의 기원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2차대전 후 베를린에서 저런 식의 인육사건이라던가, 식인 이야기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습니다.
2) '우표' 는 대략 제일 오래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미국 남북전쟁때부터 거의 모든 전쟁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희한한 건, 보통 포로 수용소에서는 우표를 안 쓰죠. 군사우편 그런 걸로 갈테니 말입니다.
3) '귀향' 은 베트남 전 후 돌아온 군인들의 문제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4. 기타
이번 이야기는 딱히 할 말이 없군요. 다만 '우표' 를 제외한 모든 이야기는 당대의 혼란함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딱히 이들 이야기 중 어떤 것도 영화화되었거나 하는 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덧글
미친과학자 2009/06/25 17:43 # 답글
우표와 비슷한 실화는 있군요. 베트남전에 미군 포로였는데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는 잘 있다는 내용의 말과 별 의미없어 보이는 잡담을 써서 보냈답니다. 처음에 아내는 그걸 보고 남편이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게 사실 자신들이 있는곳과 다른 포로들의 정보였다고 하는군요.
Allenait 2009/06/25 18:23 #
그거 무슨 첩보영화 같은 이야기이군요.
요츠바랑 2009/06/26 07:39 # 답글
무섭다기 보다는 가슴이 아픈 이야기네요. 역시 전쟁이란;;
Allenait 2009/06/26 13:21 #
아.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군요.
딤딤&만삐 2009/06/28 06:39 # 답글
[만삐] 전후 배경이라, 다른 의미로 무서운 이야기들이군요.